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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플로깅(plogging)이란? 바다를 위한 가장 실용적인 환경 보호 활동

evrdaysc 2025. 6. 26. 09:00

플로깅이란 무엇인가?

플로깅(Plogging)은 ‘줍다’를 뜻하는 스웨덴어 plocka upp와 ‘달리기’를 의미하는 영어 jogging이 결합된 단어다. 이 개념은 2016년경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된 환경 운동으로, 조깅이나 산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현재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수많은 도시와 해변, 공원에서 실천되고 있다. 단순한 조깅이나 산책에 ‘줍기’라는 동작을 추가함으로써 개인의 건강 증진과 자연보호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플로깅은 운동 효과와 환경 개선 효과가 동시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생활 속 지속가능한 행동이며, 많은 환경단체들이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걷거나 달리는 동안 반복적으로 허리를 숙이고 손을 사용하는 동작은 유산소 운동과 하체, 코어 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는 효과를 낸다. 플로깅 1시간은 약 300~400kcal를 소모하며, 일반적인 조깅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폐 기능 향상은 물론이고 하체 근력 강화, 유연성 개선에도 도움이 되며, 자연을 직접 느끼면서 활동하기 때문에 정신적 안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한 행동이지만 다방면의 건강 증진 효과와 실질적인 환경 보호 기여를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점에서 MZ세대를 비롯한 전 연령대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해변플로깅-plogging-환경보호활동

왜 ‘해변 플로깅’이 필요한가?

전 세계 해양에는 매년 약 8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유입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80% 이상이 육지에서 유출된 생활 폐기물이며, 비나 바람,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 포장지, 일회용 컵, 비닐봉지, 빨대, 담배꽁초 같은 작은 쓰레기들이 하천을 따라 내려가 결국 해양에 도달하게 되며, 해안선에는 파도에 밀려온 다양한 형태의 쓰레기들이 축적된다. 이 쓰레기들은 단순히 미관을 해치는 것을 넘어서 해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하는 주범으로 작용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자외선과 마찰에 의해 점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며, 해양 생물이 이를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게 된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의 체내에 축적되어 생명을 위협하고, 결국에는 인간의 식탁까지 영향을 미친다. 해변은 이러한 쓰레기의 마지막 정착지로, 인간의 활동이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해변에서의 플로깅은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수준을 넘어서, 해양 쓰레기의 바다 유입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이 활동은 인간과 자연 사이의 균형을 회복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며, 우리가 매일 버리는 소비의 흔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실감하게 만든다.

 

해변 플로깅 준비물 및 방법

 

해변 플로깅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실천 방법이며, 특별한 장비 없이도 시작할 수 있다. 기본 준비물은 매우 간단하며 대부분 가정에 있는 것으로도 대체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면장갑이나 다회용 고무장갑,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구분해 담을 수 있는 비닐봉지 또는 천가방, 그리고 손을 대지 않고 쓰레기를 집을 수 있는 집게가 필요하다. 날씨에 따라 모자나 자외선 차단제, 충분한 물도 함께 챙기면 좋다. 플로깅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수거한 쓰레기를 반드시 분류해 올바르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활동 시에는 해변 환경 특성상 유리 조각이나 날카로운 플라스틱, 녹슨 금속 조각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장갑 착용은 필수이며, 무릎을 꿇거나 손을 많이 쓰는 동작이 반복되므로 복장도 가볍고 활동성이 좋아야 한다. 활동 시간은 오전 또는 일몰 전으로 설정하는 것이 안전하며, 해안 조수 시간대를 미리 확인해 예상치 못한 해수면 상승을 피해야 한다. 또한, 가급적이면 두 명 이상 함께 활동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집계 앱이나 기록 노트를 활용해 수거량과 품목을 기록하면 더욱 의미 있는 활동으로 만들 수 있다.

 

국내 해변 플로깅 프로그램

 

한국에서는 환경단체, 지자체,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 등이 주도하여 다양한 해변 플로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양환경공단은 ‘바다지킴이 캠페인’을 통해 전국 해안가 정화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온라인 사전 신청을 통해 개인이나 단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365 자원봉사 포털 또는 지역 주민센터를 통해 접수 가능한 활동들도 많고, 봉사활동 시간 인증도 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 밖에도 제주도, 속초, 포항 등 주요 해양 관광지에서는 지자체와 비영리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플로깅 행사와 해양 쓰레기 아트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플로깅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장 교육, 장비 대여, 분리배출 지도 등을 포함하고 있어 초보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개인이 활동하기 어렵거나 낯선 이들을 위한 커뮤니티 기반 소규모 팀 구성 서비스도 SNS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업 CSR 활동의 일환으로 사내 플로깅 데이를 운영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해변 플로깅은 이제 단순한 봉사나 환경 미화 활동을 넘어, 환경 교육과 지속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변 플로깅은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 아니다. 이 행위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며, 지역 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생태계 보호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참여형 실천이다. 플로깅은 별도의 자격이 필요 없고, 누구나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으며, 그 효과는 물리적인 청결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으로도 큰 파급력을 가진다. 바다를 위한 변화는 거창한 선언보다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던 해변 모래 위, 작고 가벼운 쓰레기 하나를 줍는 일에서 시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