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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플라스틱은 어떻게 생기고, 어디에서 오는 걸까?

evrdaysc 2025. 7. 1. 03:00

“바다에 있는 물고기 속에 플라스틱이 들어있다”는 뉴스는 이제 낯설지 않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이크로플라스틱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지고 있지만,
정작 이 물질이 어디서 생겨나는지, 그리고 우리의 일상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단순히 ‘플라스틱이 작아진 것’이 아니라,
생산, 사용, 세탁, 소각, 매립 등 모든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 물질이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환경으로 퍼지는지, 그리고 우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를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적어보고자 한다. 

 

마이크로플라스틱

마이크로플라스틱이란?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 보자.
마이크로플라스틱(microplastics)이란 지름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손톱보다도 훨씬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이지만,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1차 마이크로플라스틱: 처음부터 작은 크기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 스크럽제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알갱이
    – 산업용 세정제의 연마 입자
    – 화장품에 들어가는 미세 플라스틱 등이 해당한다.
  2. 2차 마이크로플라스틱: 큰 플라스틱이 자외선, 마찰, 물리적 충격 등에 의해 잘게 부서지면서 생성된 것.
    – 버려진 플라스틱 병, 비닐봉지, 어망, 의류섬유 등이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하게 쪼개진다.

우리가 바다에서 발견하는 대부분의 마이크로플라스틱은 바로 이 2차 유형에 속한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어디에서 생길까?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경로로 생성된다.
대부분은 소비 활동 중에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며,
이는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채 환경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1. 일상 속 플라스틱 제품 마모

플라스틱은 딱딱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사용하면서 표면이 닳고 벗겨진다.
대표적인 예로는 플라스틱 컵, 칫솔, 장난감, 포장지 등이다.
이러한 제품들이 마찰을 받을 때마다 작은 조각이 떨어져 나와 물이나 공기 중으로 퍼지게 된다.

또한 플라스틱 가구, 바닥재, 전자제품 외장 등도 마모로 인해 미세 입자를 배출한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장난감에서 떨어지는 작은 조각들이
실내 먼지 속 마이크로플라스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 합성 섬유 의류의 세탁

우리가 입는 옷의 상당수는 폴리에스터, 나일론, 아크릴 같은 합성 섬유로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섬유는 세탁기에서 빨릴 때마다 아주 미세한 플라스틱 섬유 조각을 물로 배출한다.
한 번의 세탁으로 평균 700,000개 이상의 미세 섬유가 배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조각들은 정수처리 시설에서도 완전히 걸러지지 않으며, 결국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 가 해양 오염의 주범이 된다.
그렇기에 최근에는 ‘세탁 필터’ 또는 ‘세탁망’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3. 타이어 마모

자동차 타이어는 고무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합성수지와 플라스틱을 포함한 복합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차가 도로 위를 달릴 때마다 타이어가 닳으면서 생기는 미세 입자 역시 마이크로플라스틱에 해당된다.

이 입자들은 빗물과 함께 도로 배수구로 흘러들어 하천과 해양으로 이동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수가 증가하면서, 타이어 마모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4. 플라스틱 쓰레기의 방치와 분해

해변, 도로, 산, 하천 등에 방치된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자외선과 열, 바람, 마찰 등에 의해 점차 잘게 부서진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깨진 플라스틱 조각이 바로 2차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된다.

특히 바닷가에 버려진 플라스틱 병, 비닐, 어망 등은 태양과 파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수개월 또는 수년 안에 수백만 개의 미세 입자로 쪼개진다.
한 번 쪼개지기 시작하면 다시 회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5. 화장품, 스크럽제, 산업용 세정제

과거에는 많은 화장품, 특히 클렌징 폼이나 스크럽 제품에
작은 플라스틱 입자(마이크로비즈)가 포함되어 있었다.
세정력이나 피부 마사지 효과를 위해 사용됐지만,
사용 후 씻겨 내려간 입자들이 하수처리시설을 통과해 그대로 자연으로 유입되었다.

현재는 국내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화장품 내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일부 산업용 세정제나 외국 수입 제품에는 여전히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성분표에 ‘Polyethylene’, ‘Nylon-6’ 등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이크로플라스틱, 어디로 가는가?

이렇게 발생한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어디로 갈까?

가장 흔한 경로는 물이다.
빨래, 샤워, 빗물, 공업용수 등을 통해 배출된 미세 플라스틱은
정화되지 않은 채 하천, 강, 바다로 유입된다.

이후 플랑크톤, 작은 어류, 갑각류 등이 이를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고,
그 먹이사슬이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구조가 형성된다.
실제로 사람의 혈액, 폐, 심지어 태반에서까지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바 있다.

또한 마이크로플라스틱은 공기 중에도 존재한다.
특히 플라스틱 인테리어 자재가 많은 실내 공간에서는
호흡을 통해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인체에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오염

마이크로플라스틱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위험하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 세탁 습관을 바꾸는 것,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것 모두
이 오염을 줄이기 위한 매우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 된다.

우리는 지금 단지 바다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건강과 미래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로플라스틱 문제는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되지만,
그 해결은 분명히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