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5R 실천법: 쓰레기를 줄이는 다섯 가지 똑똑한 선택

evrdaysc 2025. 7. 13. 23:09

요즘 대학 캠퍼스를 걷다 보면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학생들이 부쩍 많아졌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카페에서 일회용 컵 대신 개인 컵을 사용하는 모습은 이제 꽤 자연스러워졌고, 일부 학교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라는 더 큰 흐름의 일부다.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도 일상 속 실천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5R-실천법

 

실천을 위한 다섯 가지 원칙

제로웨이스트란 말 그대로 '쓰레기를 제로(0)로 만든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쓰레기를 아예 만들지 않고 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고, 순환시키며,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실천하자는 철학에 가깝다. 이런 철학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5R 원칙이다.

거절하기(Refuse), 줄이기(Reduce), 재사용하기(Reuse), 재활용하기(Recycle), 썩히기(Rot)라는 다섯 가지 단계는 누구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다. 이 원칙들은 단지 환경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바꾸는 긍정적인 습관이 되기도 한다.

 

거절하기(Refuse)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첫 번째 출발점이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받는 전단지, 불필요한 경품, 일회용 빨대, 과한 포장재 등은 사실상 대부분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대학생들은 교내 행사나 동아리 활동에서 다양한 무료 물품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오히려 일회용 쓰레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무료라는 이유로 받기보다는, 그것이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 한 번 더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거절은 단순히 물건 하나를 받지 않는 행동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자원의 흐름을 조절하고, 과잉생산과 낭비를 줄이는 소비 주체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필요한 홍보물 대신 전자 문서로 정보를 전달받거나, 택배 수령 시 '포장 최소화 요청'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거절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자율적인 거절은 더 나은 선택을 가능하게 하고, 무분별한 소비에 대한 자각을 키우는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줄이기(Reduce)는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는 생활 습관이다. 이는 무조건 소비를 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라, 선택적으로 가치 있는 소비를 하자는 의미다. 학기 초 문구류를 준비할 때도 예쁘다는 이유로 여러 개를 고르기보다는, 기능성과 내구성을 고려해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소비를 줄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환경에도 긍정적이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특히 충동구매를 줄이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필요하지 않은데도 세일이라는 이유로 구매를 결정한다면, 그것은 곧 자원과 에너지 낭비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딜레이 쇼핑법'이라고 하여 사고 싶은 물건을 며칠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고민한 후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작은 습관만으로도 소비 습관이 눈에 띄게 변화할 수 있다.

 

재사용하기(Reuse)는 일회용품을 줄이고 다회용 제품을 활용하는 생활 방식이다. 텀블러는 가장 대표적인 예로,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텀블러를 지참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많다. 또 장바구니나 에코백을 사용하는 것은 이제는 필수적인 생활 습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비닐봉지를 거절할 수 있도록, 가방 안에 작은 에코백 하나쯤은 항상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더불어 오래된 의류를 재활용해 걸레나 주방용 수건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밀랍 랩이나 실리콘 용기처럼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들도 다양하게 나와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부엌에서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래 사용하면서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재활용하기(Recycle)는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알고 있지만, 실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분리배출을 했다고 해서 모든 폐기물이 재활용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오염되거나 분류가 잘못된 폐기물은 재활용 공정을 방해하게 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거나, 종이팩에 이물질이 묻어 있는 경우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재활용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용기를 깨끗이 씻고, 라벨을 제거한 후 배출해야 한다. 또한 종이처럼 보이는 재질이라도 내부에 코팅이 되어 있는 경우는 일반 종이와 함께 배출하면 안 된다. 이러한 세세한 기준을 제대로 알고 분리배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나 지역 커뮤니티에서 제공하는 분리배출 안내표를 참고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썩히기(Rot)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퇴비화 과정을 통해 유기물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실천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심에서는 퇴비화가 어렵다고 느끼지만, 최근에는 간편한 소형 퇴비통, 퇴비화 가능한 쓰레기봉투 등이 출시되며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취생이나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도 작은 습관부터 시작할 수 있다.

식사량을 조절하고 음식물을 남기지 않도록 요리 분량을 미리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음식물 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환경 동아리나 커뮤니티 퇴비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실천이다. 음식물이 매립될 경우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퇴비화는 개인이 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탄소 감축 행동이 되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태도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결코 완벽을 요구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매일의 선택에서 무엇을 쓰고 무엇을 거절할지를 의식적으로 고민하는 태도다. 작은 습관의 반복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지금 당장 모든 걸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내 일상에서 하나씩 선택해 실천해나가야 한다. 지속 가능한 삶은 거대한 결심이 아니라, 작고 반복적인 행동에서 시작되어야 한다.